우병우와 서울법대 절친
“禹가 지시” 질문에 침묵
禹 이번주 피의자 소환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윤수(50) 전 국정원 2차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받았다.
최 전 차장은 26일 오전 9시50분쯤 검찰청에 출두하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불법 사찰을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은 최 전 차장을 상대로 우 전 수석이 불법 사찰을 지시했는지를 캐물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구속 기소)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사찰해 우 전 수석에게 비선으로 보고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운영에도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 전 차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정원 차장은 ‘패싱’(통과)되는 자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각 부서장이 직접 원장에게 보고하고, 차장에게는 지나가면서 귀띔만 해준다는 취지다. 그는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우 전 수석에게) 단 한 번도 사찰을 요구받은 적이 없고 추 전 국장에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 전 차장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담당 실무자에게 한 차례 보고를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부분을 제한적으로 점검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는 국정원법상 근거가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차장은 검찰 조사실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 중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4일 우 전 수석이 국정원 파견 경력이 있는 현직 검찰 간부를 통해 추 전 국장 등과 연락한 정황을 포착하고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최 전 차장은 검사장 승진 1개월여 만인 지난해 2월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요직인 국정원 2차장으로 옮겼다. 우 전 수석이 당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 전 차장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우 전 수석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우병우 절친’ 최윤수 “국정원 차장은 ‘패싱’되는 자리”
입력 2017-11-2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