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는 한국경제] ‘中企 젖줄’… 코스닥 10년 만에 장중 800 터치

입력 2017-11-25 05:01

호실적에 정책지원 ‘高高’
버블 주범서 화려한 부활
세계경제 훈풍 ‘밝은 전망’
내년에 1000 돌파 가능성


혁신·중소기업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코스닥시장이 폭발적인 힘으로 질주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이지만 10년 만에 800선 고지를 찍었다. 한국 경제에 부는 ‘훈풍’, 세계 경제 성장,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혁신성장과 코스닥 살리기 정책 등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24일 장 초반부터 상승바람을 타면서 장중에 803.74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은 2000년 3월 ‘벤처 붐’을 업고 장중 2925.50까지 치솟았지만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종가 기준으로 2007년 11월 6일 이후 한 번도 800선을 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에라도 800선을 돌파한 건 2007년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닥 시장의 추가 상승을 전망한다. 내년 세계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3.6%)보다 높은 3.7%로 내다본다. 국제금융센터는 저물가 상태에서 고성장이 이어지는 ‘골디락스’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도 분위기는 좋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기대를 모은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기업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순이익은 올해 6조5000억원에서 내년 8조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임상국 종목분석팀장은 “내년 코스닥의 1000선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관측했다.

다만 단기 급등 피로감이 주가지수를 붙잡고 있다. 24일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가 가라앉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06포인트(0.51%) 떨어진 792.74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37억원, 기관이 69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65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바이오·제약주인 셀트리온(-2.50%), 셀트리온헬스케어(-4.76%), 신라젠(-13.92%) 등이 하락했다. ‘큰집’인 코스피지수는 7.18포인트(0.28%) 오른 2544.33으로 마감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