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돈줄’… 코스닥 10년 만에 장중 800 터치
호실적에 정책지원 ‘高高’
버블 주범서 화려한 부활
세계경제 훈풍 ‘밝은 전망’
내년에 1000 돌파 가능성
혁신·중소기업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코스닥시장이 폭발적인 힘으로 질주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이지만 10년 만에 800선 고지를 찍었다. 한국 경제에 부는 ‘훈풍’, 세계 경제 성장,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혁신성장과 코스닥 살리기 정책 등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24일 장 초반부터 상승바람을 타면서 장중에 803.74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은 2000년 3월 ‘벤처 붐’을 업고 장중 2925.50까지 치솟았지만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종가 기준으로 2007년 11월 6일 이후 한 번도 800선을 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에라도 800선을 돌파한 건 2007년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닥 시장의 추가 상승을 전망한다. 내년 세계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3.6%)보다 높은 3.7%로 내다본다. 국제금융센터는 저물가 상태에서 고성장이 이어지는 ‘골디락스’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도 분위기는 좋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기대를 모은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기업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순이익은 올해 6조5000억원에서 내년 8조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임상국 종목분석팀장은 “내년 코스닥의 1000선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관측했다.
다만 단기 급등 피로감이 주가지수를 붙잡고 있다. 24일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가 가라앉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06포인트(0.51%) 떨어진 792.74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37억원, 기관이 69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65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바이오·제약주인 셀트리온(-2.50%), 셀트리온헬스케어(-4.76%), 신라젠(-13.92%) 등이 하락했다. ‘큰집’인 코스피지수는 7.18포인트(0.28%) 오른 2544.33으로 마감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경기 좌표’… 소비자심리지수 7년 만에 최고
북핵·사드 완화에 ‘好好’
가계 숨통 지갑 여는 신호
소득주도성장 효과 감지
금리인상·가계부채 변수
한국 경제의 두 날개 중 하나인 내수에도 볕이 들고 있다. 소비자심리가 6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한 리스크’ 감소,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사드 갈등’ 해소 등이 소비자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현재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과 앞으로 경기를 내다보는 기대감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집값 전망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3.1포인트 오른 112.3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2010년 12월(11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높을수록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호전된 배경에는 한국 경제 위협 요소 해소라는 호재가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지난 2∼7월 상승세를 보이다 북핵 위협이 커지면서 8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내렸었다. 이 기간에 한·중의 사드 갈등도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한몫했었다. 두 가지 리스크가 사라지자 수출 호조세를 등에 업고 내수까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의 6개 주요 지수 중 경기 관련 지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지수는 98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올라섰다. 6개월 후의 경기를 판단하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9포인트나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서 강조하는 ‘일자리 확충→임금 인상→소비 확대’의 선순환 구조에도 긍정적 기운이 감지됐다. 취업 기회와 임금 수준, 소비지출에 대한 전망이 모두 전월 대비 올랐다.
부동산 가격 전망은 ‘꺾인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1년 후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6으로 지난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감소세를 보이기는 처음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등에 부담을 줄 변수로 꼽힌다. 6개월 이후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130까지 상승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허리 펴는 한국경제… 코스닥·소비심리 10년·7년만에 ‘최고’
입력 2017-11-24 19:02 수정 2017-11-24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