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는 한국경제] ‘경기 좌표’… 소비자심리지수 7년 만에 최고

입력 2017-11-25 05:01

북핵·사드 완화에 ‘好好’
가계 숨통 지갑 여는 신호
소득주도성장 효과 감지
금리인상·가계부채 변수


한국 경제의 두 날개 중 하나인 내수에도 볕이 들고 있다. 소비자심리가 6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한 리스크’ 감소,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사드 갈등’ 해소 등이 소비자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현재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과 앞으로 경기를 내다보는 기대감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집값 전망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3.1포인트 오른 112.3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2010년 12월(112.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높을수록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호전된 배경에는 한국 경제 위협 요소 해소라는 호재가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지난 2∼7월 상승세를 보이다 북핵 위협이 커지면서 8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내렸었다. 이 기간에 한·중의 사드 갈등도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한몫했었다. 두 가지 리스크가 사라지자 수출 호조세를 등에 업고 내수까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의 6개 주요 지수 중 경기 관련 지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지수는 98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올라섰다. 6개월 후의 경기를 판단하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9포인트나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서 강조하는 ‘일자리 확충→임금 인상→소비 확대’의 선순환 구조에도 긍정적 기운이 감지됐다. 취업 기회와 임금 수준, 소비지출에 대한 전망이 모두 전월 대비 올랐다.

부동산 가격 전망은 ‘꺾인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1년 후 집값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6으로 지난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가격전망지수가 감소세를 보이기는 처음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등에 부담을 줄 변수로 꼽힌다. 6개월 이후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8포인트 오른 130까지 상승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