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Korean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국제 교육 교류의 물길을 넓힌다. 현재 국내 70개 대학이 참여해 300개 강좌를 제작·운영하고 있는 케이무크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학습자들의 진로·취업을 구체화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내년에는 심화과정의 비중을 늘려 전문성을 강화하고, 4차 산업 분야 등의 ‘묶음 강좌’를 선보인다. 내실을 다진 케이무크는 이제 국제적 선도 모델을 구축한다.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 교육장관회의’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온라인 공개강좌를 일컫는 무크(MOOC)의 콘텐츠 개발·관리 기준 마련을 함께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직업 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무크를 평생교육 교류의 핵심 매개로 삼아 활성화하자는 한국의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은 미래 세대의 고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이 될 것”이라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셈 회의의 일환으로 개최된 무크 포럼에서 제주대학교는 태국의 두짓타니대학교, 매파루앙대학교와 관광 콘텐츠 공동 개발·운영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대학은 ‘이코 투어리즘(Eco tourism)’, ‘시니어 투어리즘(Senior tourism)’, ‘스포츠 투어리즘(Sports tourism)’ 등 3가지 분야를 정해 대학별 1∼2개 강좌를 제작하기로 사전 논의를 마쳤다.
이미 3개 강좌의 개발을 마무리 중인 고려대학교와 태국 출라롱콘대학교는 공과대학장들이 나서 콘텐츠 공유 성명을 가졌다. 두 공대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인 데이터사이언스를 실천과제에 넣고 교육과정 공유를 모색하고 있다.
이어 콘텐츠 플랫폼인 한국의 케이무크와 프랑스 펀무크(FUN-MOOC)는 강좌 전반에 대한 지식 공유와 지원 체계 정비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성균관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공급하는 7개 한국어 시리즈를 비롯한 특화된 케이무크의 국제적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동호 경희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한국어 강좌 등이 공급되면 한국으로 유학 오고 싶어 하는 많은 외국 학생들이 준비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교류를 통해 학습자들은 국가별 콘텐츠를 비교할 수 있다. 그 나라의 교육 수준과 발전 분야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또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확장된 공유는 궁극적으로 보다 질 좋은 교육 콘텐츠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된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케이무크를 세계에 내놓기 위한 기획을 올해 초부터 본격화했다. 특히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교류를 염두에 뒀다. 이들 국가들은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을 가졌으며,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교육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케이무크는 한국의 교육과 문화를 깊이 있게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케이무크의 추진 방향은 외교 저변을 넓혀 영향력을 키우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원근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직무대행은 “지금까지 대학이나 기관의 명성에 따라 관계가 성립되고 유지됐다면 앞으로는 물리적 제약이 없는 케이무크 등 양질의 강좌로 인정하고 인정받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무크 컨소시엄이 없는 동아시아권 연계 등을 통해 한국 교육의 위상을 증명해가는 기회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일 쿠키뉴스 기자
K-MOOC, 가능성을 현실로… 아시아로, 유럽으로 ‘교육 물길’ 뚫는다
입력 2017-11-26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