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CMG·신라젠 등
연일 롤러코스터… 투자 조심
실제 실적 뒷받침 되지 않아
특정 종목 ‘올인’은 없어야
코스닥 연중 최고치 경신
환율 3.7원 하락한 1085.4원
‘코스닥 랠리’를 이끌어온 주요 바이오·제약주에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 공매도 세력과 매수 세력이 팽팽히 맞서며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크게 하락했던 주요 바이오·제약주는 23일 매수 세력이 우위를 보이면서 상승했다. 하지만 늘고 있는 공매도 물량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부담 요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의 누적 공매도 수량은 약 339만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CMG제약(161만주)이었다. 지난달 10일부터 주가가 배 가까이 급등한 종목이다. 3위는 올 들어 12배 오른 신라젠(153만주)이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기법이다.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수량이 많다는 건 주가가 고점이라고 본 세력들이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바이오·제약주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며 공매도는 더 기승이다. 항암 신약을 개발 중인 신라젠의 경우 지난 21∼22일 이틀간 공매도 수량이 48만주를 넘었다. 주가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다. 신라젠은 22일 13.36%나 떨어졌다. 23일에도 개장 후 9% 가까이 추락했지만 상승 반등해 9.52% 오른 12만4300원에 마감했다. 전날 3.2% 하락했던 셀트리온은 이날 장 초반 4% 가까이 빠졌다가 2.23% 상승한 22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제약주에 공매도 물량과 매수 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나금융투자 이영곤 투자정보팀장은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급락할 수도 있다”며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주는 미래 성장성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종목이다. 다만 실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셀트리온은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신라젠은 아직 신약 개발 단계에 있고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 팀장은 “임상 3상까지 가더라도 실패 확률이 높은 게 신약 개발”이라며 “특정 종목에 ‘올인’은 리스크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바이오·제약주의 뒷심에 힘입어 15.9포인트(2.04%) 오른 796.80으로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3.36포인트 내린 2537.1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또 연중 최저점을 새로 썼다(원화 가치 상승). 전날보다 3.7원 내린 1085.4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락세가 가팔라지면 수출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그래픽=이은지 기자
바이오·제약주 ‘공매도’ 기승… 개미들 어쩌나
입력 2017-11-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