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참나무통으로 와인 숙성 시키세요”

입력 2017-11-23 21:16
목공 전문업체인 영동오크통제작소 정충호 대표가 국산 참나무로 제작한 오크통을 소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오크통과 와인 전시대 등 다양한 와인 관련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영동군 제공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 특구인 충북 영동에서 국산 참나무통에서 숙성시킨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23일 영동군에 따르면 목공 전문업체인 영동오크통제작소(대표 정충호)는 지난해 6월부터 국산 참나무로 오크통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지역의 와이너리 10여 곳이 이 오크통에 와인을 숙성시키고 있는데 국산 참나무로 제작한 오크통은 기존 유럽산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보다 맛과 향이 더 부드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참나무는 유럽산보다 폴리페놀 성분과 항산화도가 각각 7%, 28% 높다는 실험 결과도 나와 있다.

영동오크통제작소는 국내산 참나무로 225ℓ, 100ℓ, 60ℓ 등 다양한 규격의 오크통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오크통을 제작하는 업소는 이곳이 유일하다.

그동안 국내 와이너리에서는 유럽산 오크통을 주로 사용했는데 1개(225ℓ)당 가격이 120만∼180만원을 웃돌아 농가에 큰 부담을 주고 와인 생산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동군이 소형 오크통 제작 경험이 있는 영동오크통제작소에 2억원을 지원해 국산 오크통 제작에 나선 것. 이곳에서 제작한 오크통(225ℓ)은 유럽산 오크통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이주란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와인산업팀장은 “국산 원목을 사용해 차별화된 국산 와인 맛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동군에는 전국의 약 10%에 달하는 1323㏊의 포도밭이 있으며, 520t 정도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영동=홍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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