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은 정부의 해명을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유족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졌다는 정부의 주장도 당사자의 설명과는 달랐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만약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확인될 경우 법적인 조치까지 취하겠다며 격앙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은 “유가족들은 분노를 넘어 황당함을 느끼고 있다”며 “해양수산부가 유골 수습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한다는 느낌을 받아왔는데 실제로 그렇게 일을 진행해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선 선체조사위원회에서 고발조치가 들어가면 우리도 법적인 문제를 검토한 뒤 최대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도 “해수부에 공문을 보내 엄중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경위서를 요구한 상태”라며 “경위서를 받아본 뒤에 법적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해수부 소속인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색본부 부본부장은 유골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일부 유족과 연락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은화 엄마가 앞으로 유골이 발견돼도 언론에 알리지 마라”고 해수부에 부탁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8)씨는 그러나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골이 나왔을 때 그 사실을 발표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은화와 다윤이의 이별식까지 끝난 상황에서 추가로 나온 뼈가 은화나 다윤이의 유골로 확인될 경우 이 사실을 언론에 발표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유골을 수습하지 못한 다섯 가족을 배려한 당부였다. 이씨는 “김 본부장은 이 부탁을 듣고 17일 발견된 뼈가 은화양이나 다윤양의 유골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미리 걱정하는 마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은화양 어머니는 미수습된 희생자 5명의 유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에 이 같은 부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4·16 가족協 “분노 넘어 황당… 법적조치 취할 것”
입력 2017-11-23 18:07 수정 2017-11-23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