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와 가까운 중국 광둥성 공베이항은 여행객이 하루 4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밀수꾼과 탈세자를 걸러내는 업무를 맡는 세관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하다. 안면인식 기술로 3초 만에 사람을 식별해내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공베이항에 설치된 AI는 모든 여행자의 이미지를 국가 데이터베이스(DB)와 대조해 하루에 2차례 이상 마카오를 오가는 사람은 밀수꾼으로 지목하고 적발한다.
초상은행 등 중국 은행들도 안면인식 AI를 금융에 도입했다. 초상은행 1500개 지점에서 카드나 통장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돈을 인출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도입했지만 1건의 인출 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중국은 안면인식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중국 정부가 효과적인 사회 통제를 위해 13억명의 얼굴 정보를 DB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업체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사생활까지 감시하는 ‘빅브러더 사회’ 우려가 커졌지만 실생활에서 돈이 되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공베이항과 초상은행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는 상하이에 본부를 둔 ‘이투’다. 이투는 각종 테러 공격에 시달리는 영국 등 유럽 국가에 지사를 설립해 안면인식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력에서 앞서가는 중국 기업들에 투자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싱크탱크 우전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지난해 27억 달러(약 2조9300억원)를 기록했다. 이투도 지난 5월 5700만 달러(620억원)를 투자받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제19차 공산당대회 연설을 통해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중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AI 굴기를 선언했다. 또 최근 중국 정부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아이플라이텍 등 4개 회사를 참여시켜 AI 국가대표 드림팀을 구성했다. 바이두의 위카이 연구소장은 “드림팀에서 개발한 AI는 모두 공개해 중국 기업들이 이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돈 되는 중국 안면인식 기술 테러 잦은 유럽에 수출 타진
입력 2017-11-24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