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중 실신·구토로 병원 이송… 수능일 이모저모

입력 2017-11-23 17:59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전국의 수험장에선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사장을 착각하거나 수험표를 놓고 온 수험생이 속출해 경찰이 바쁘게 움직였다.

김모(18)양은 이날 오전 8시5분쯤 시험을 보러 충북 충주여고에 도착했지만 이내 자신이 고사장을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양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1.6㎞ 떨어진 예성여고로 갔다. 입실시간 1분을 남기고 도착,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지진이 발생했던 포항시에서는 포항제철고로 가야 하는데 포항제철중으로 간 수험생이 역시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수험표를 놓고 온 학생도 적지 않았다. 수험생 천모(18)양은 고사장인 서울 용산구 중경고에 도착해서야 수험표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히 경기도 의정부 집으로 돌아가 수험표를 챙겼지만 다시 시험장까지 가기가 까마득했다. 천양의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42㎞를 30여분 만에 달렸다. 천양은 고사장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경남 사천에선 버스에 지갑과 수험표를 두고 내린 수험생이 있어 경찰이 삼천포터미널에서 이를 받아 고사장 앞에서 학부모에게 직접 전달했다.

경북 안동에서는 역전지구대 생활안전협의회 회원들이 개인택시 5대를 이용해 수험생 30여명을 시험장에 무료로 데려다주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경찰청은 이날 아침 전국 경찰관들이 1112건의 수험생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일반 수험생을 수송한 사례가 955건, 고사장을 착각한 수험생을 수송한 사례가 59건, 수험표를 찾아준 사례가 13건이었다.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부산 사상구 주례여고에서 시험을 보던 한 여성 수험생은 1교시 국어 시험 전 화장실에서 실신하는 바람에 제 시간에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다. 시험감독관은 시험 시간을 조정해 응시토록 했으나 몸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아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근 대덕여고 고사장에서도 한 수험생이 1교시 시험 중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