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첫 절대평가… 대학별 점수 부여 방식 체크하라

입력 2017-11-23 17:58 수정 2017-11-23 21:03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23일 충북 청주 서원고 시험실에서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에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 곽경근 기자, 뉴시스
수능 이후 대입 전략

가채점 결과 정확하게 분석
수시모집에 지원한 대학
최저학력기준 충족 살펴야

정시 대학별 수능 반영 다양
점수 따른 꼼꼼한 전략 필요
지진으로 지연된 일정도 점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입시 2라운드가 시작된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에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정교한 입시 전략이 중요해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같은 수능 점수라도 전략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특히 올해는 포항 지진으로 대입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에 변경된 일정을 꼼꼼하게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수시냐 정시냐

전략 수립의 첫 단추는 정확한 가채점이다. 수험표 뒷면 등을 이용해 본인이 기재한 답을 적어 나온 경우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기억에 의존해 채점을 해야 한다면 되도록 빨리 채점하는 게 좋다. 어떤 답을 썼는지 헷갈린다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게 낫다.

대학들은 수험생의 수능 성적을 활용할 때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활용해 성적을 산출한다. 따라서 과목별 원점수나 원점수 총점을 기준으로 본인의 성적을 판단해선 곤란하다. 12월 12일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설 입시기관들이 제공하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예상치를 참고해 본인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해 놓으면 유리하다.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정시모집으로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수시전형 포기를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 추가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반대로 가채점 점수가 기대 이하라면 수능 점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시보다는 앞서 지원한 수시의 남은 전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올해도 대다수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100%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는 수능 직후인 25일부터 연세대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에서 논술·면접이 이어진다(표 참조). 주요 대학 대부분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한다. 따라서 본인의 수능 성적이 수시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지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좁아진 정시의 문

2018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9만772명으로 전체 모집 정원의 26%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문이 좁아진 만큼 전략은 치밀해야 한다. 다음 달 12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정시 원서접수 시작일인 내년 1월 6일까지 합격을 위한 지원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의 수능 반영방법을 유형별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반영 영역 수,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 영어 반영 방법, 전형요소 및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부여 여부, 지정과목 유무, 수능 점수 활용 방식, 내신 반영 방식 등이다. 본인의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들의 전형 방법을 분석해야 한다. 전형 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본인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좋다. 예를 들어 국어와 수학 성적이 우수하다면 해당 영역의 반영 비중이 높은 대학들을 꼼꼼하게 정리해두는 식이다.

특히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 시행 첫해다. 등급에 따라 일정 점수를 부여하는 대학도 있고, 등급에 따른 가산 혹은 감산으로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서울대의 경우 국어 33.3%, 수학 40%, 탐구 26.7%를 반영하고 영어 영역과 한국사 영역은 감점 방식을 적용한다. 예컨대 영어 1등급 학생은 감점이 없지만 2등급 학생은 0.5점, 3등급 학생은 1점을 감점하는 방식이다.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가 국어·수학 각 33.3%, 영어·탐구 각 16.7%이고 자연계는 수학·탐구 각 33.3%, 국어 22.2%, 영어 11.1%다. 영어는 1등급을 100점으로 하고 2등급은 95점, 3등급은 87.5점, 4등급은 75점을 준다. 고려대의 경우 영어영역은 2등급부터 1점씩 감점한다.

바뀐 일정 체크

정시 전략을 세웠다면 마지막으로 원서접수 마감일자와 시간 등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말고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원서접수 과정에서 당황하거나 본인의 의도와 다른 지원을 하는 등 낭패를 볼 수 있다. 원서접수 일정, 대학별 고사일, 합격자 발표일 등은 수험생이라면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면서 대입 일정 변동이 있었다. 원서접수 기간은 당초 12월 30일∼내년 1월 2일이었으나 내년 1월 6∼9일로 미뤄졌다. 또한 원서접수는 대학별로 일정을 달리 진행하기 때문에 대학별 마감일과 마감시간 등을 체크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시는 의외로 많은 상황 변수가 존재하고 그 변수들이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여유가 된다면 수험생들의 최근 지원 동향을 파악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각 대학의 전형 방식에 따라 수험생들이 지원을 기피하거나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대학별 전형요강과 모집군별 특징을 고려해 올해 지원자의 동향을 예측해보는 것도 좋다. 경쟁률 정보뿐 아니라 대학 모집단위별 추가합격자 비율도 체크하면 좋다. 복수지원 구조에선 1차 합격자 가운데 복수 합격자들이 발생해 합격자 연쇄 이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