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클래식(1부 리그) 팀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절차다. 2013시즌 처음 도입 이후 여태껏 단 한 팀도 빠짐없이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되는 잔혹사를 겪어서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클래식 잔류에 사활을 내건 상주 상무가 원정 1차전 승리를 따내며 클래식팀의 잔혹사를 지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챌린지 2∼4위 팀들은 단판 플레이오프 토너먼트 승부를 펼치는데, 먼저 3위와 4위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경기의 승자는 챌린지 2위와 승강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두고 맞붙는다. 클래식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챌린지 팀과 두 차례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클래식 11위가 지면 챌린지로 강등된다. 클래식 12위는 자동 강등, 챌린지 1위는 자동 승격되는 방식이다.
애석하게도 클래식 11위 팀들은 역대 네 차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2013년 열린 첫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강원 FC가 상주에 1·2차전 합계 2대 4로 밀려 강등됐다. 이듬해에는 경남 FC가 광주 FC에 2대 4로 일격을 당하며 추락했다. 2015년에도 클래식 11위 팀의 불운은 이어졌다. 부산 아이파크가 수원 FC에게 0대 3으로 져 자리를 서로 맞바꿨다.
지난해에는 K리그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성남 FC가 충격의 강등을 당했다. 성남은 1·2차전 합계 1대 1로 강원과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 다득점(혹은 원정 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돼 원정 2차전에서 득점한 강원이 승격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주가 클래식 팀의 수모를 씻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상주는 지난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두며 클래식 잔류의 희망을 밝혔다. 클래식 팀이 1차전에서 이긴 건 처음이다. 상주는 오는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클래식에 남는다.
무엇보다도 상주의 질식 수비가 빛났다. 상주는 전반 7분 만에 터진 미드필더 여름의 골로 리드를 잡은 뒤 철통 방어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후반전에는 공격수 주민규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수비에 치중하면서 부산 공격수들을 지치게 했다. 특히 상주의 골키퍼 유상훈은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 쇼를 펼치며 부산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상주, 1부팀→ 2부 강등 잔혹사 끊을까?
입력 2017-11-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