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金 주역 정대현 은퇴

입력 2017-11-22 21:13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자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잠수함투수로 꼽히던 롯데 자이언츠 정대현(39·사진)이 은퇴한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 관계자는 22일 “정대현이 전날 구단 사무실을 찾아 은퇴 의사를 전했으며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도 정대현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일본 구단으로 연수를 갈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대현은 2001년 SK 와이번스에 입단, 2016시즌까지 통산 662경기에 나섰다. 726⅓이닝을 던지며 46승 29패 121홀드 106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21에 불과할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2000년대 후반 SK 왕조 건설을 이끈 1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진가는 국제무대에서 먼저 드러났다. 정대현은 주무기인 싱커볼로 대표팀을 무수히 승리로 이끌었다.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 승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한국 야구의 영광에 늘 함께했다. 팬들은 그에게 ‘국가대표 마당쇠’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결승때 마무리투수로 나와 9회말 쿠바의 율리에스키 구리엘(현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을 병살타로 잡아 경기를 끝낸 장면은 야구 국가대표사의 가장 인상깊은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2011시즌 이후 정대현은 롯데로 이적했다. 하지만 2016시즌부터 각종 부상으로 하락세를 탔고 2017시즌엔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한 채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