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은 코닥, 아그파와 함께 세계 필름 시장을 삼분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경쟁자였던 코닥은 2000년대 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급기야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아그파 역시 2005년 134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파산을 선언했다.
필름 시장에선 후발주자였던 후지필름 역시 이러한 흐름을 비켜가지 못했지만 대응은 달랐다. 필름 수요가 급전직하한 것에 대응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회장은 창업 70주년인 2004년 필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제2의 창사를 선언했다. 구조조정 후에는 미국 제록스의 지분을 인수해 후지제록스 합작사를 만드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필름 기술을 살려 화장품, 헬스케어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지난해 후지필름은 2조3221억6300만엔의 매출과 1722억8100만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돼 2010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4%를 기록했다. 기업의 핵심이었던 필름 사업 부분 비중은 1% 정도로 축소됐다.
후지필름 사례에서 보듯 변화와 혁신은 기업의 숙명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대변혁을 앞둔 시점에 기업들은 저마다의 노력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IoT, AI, 전장사업이 부상함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군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변화에 따른 신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차세대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7월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연구개발(R&D) 기지 역할을 담당할 인천캠퍼스도 준공했다.
‘딥 체인지(Deep Change)’를 표방하고 있는 SK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대규모 투자와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 등 11조원을 투입한다.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해외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인도네시아 2위 살림그룹과 합작사도 설립했다.
글=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미래 기업경영] 눈앞에 온 4차 산업혁명… 첨단 먹거리 창출 기회로
입력 2017-11-23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