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닛폰햄 파이터스·사진)가 드디어 미국프로야구(MLB)에 진출하게 됐다. MLB 선수노조가 새로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동의, 진출의 물꼬가 트였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2일(한국시간) “MLB 선수노조가 MLB와 일본프로야구기구(NPB) 간의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매체는 “오타니의 진출 때 적용되는 포스팅시스템은 지난 시즌까지 적용되던 규정이 적용된다”며 “새 규정은 다음 시즌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MLB 진출을 선언한 오타니는 모든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MLB 사무국과 NPB 간의 기존 포스팅시스템이 만료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MLB 사무국과 NPB는 기존 포스팅 규정을 1년 더 연장, 적용하기로 합의했지만 MLB 선수노조가 반발했다.
MLB 선수노조는 기존 계약 시스템이 선수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1994년생인 오타니는 현재 만 23세로 MLB 구단과 계약시 마이너리그 연봉 계약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NPB를 평정한 오타니지만 마이너리그 계약에 최저 연봉(54만5000달러·약 6억원)을 받아야 한다.
또 계약금도 25세 미만 해외선수와 계약할 때 적용되는 해외 아마추어 드래프트 규정을 적용 받는다. 각 구단은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계약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미 30개 구단이 시즌 중 해외 선수 영입에 주어진 보너스를 많이 소진하면서 가장 많은 보너스 가용 능력을 갖춘 구단은 텍사스 레인저스다. 텍사스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계약금은 353만5000달러(약 38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시스템하에서 포스팅 최대 금액은 2000만 달러(약 218억원)다. 닛폰햄은 2000만 달러를 챙기지만 오타니는 최대 400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진통 끝에 MLB 선수노조가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에 동의하면서 오타니의 MLB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포스팅 규정은 선수의 계약 총액에 따라 원래 소속 구단에 지급되는 금액도 달라진다. 2500만 달러 미만 계약은 20%, 2500만∼5000만 달러 계약은 17.5%, 5000만 달러 이상 계약은 15%에 해당하는 금액이 일본 구단에 지급된다.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은 MLB 구단주들의 최종 승인만 받으면 된다. 승인 후 오타니의 포스팅은 다음 달 2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이도류’ 오타니, 드디어 ML행 물꼬
입력 2017-11-22 19:10 수정 2017-11-22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