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에 대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故) 안병하 경무관 추모 흉상이 22일 전남지방경찰청에 설치됐다. 전남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 청사 1층 로비에서 유족과 5·18단체 관계자, 광주·전남 경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 경무관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흉상은 청동과 대리석 소재로 173㎝(흉상 90㎝, 좌대 83㎝) 높이로 정모와 정복을 착용한 모습이다. 흉상은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복원이 완료되면 그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안 경무관은 5·18 당시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위대를 겨냥한 신군부의 강경 진압 지시와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 시민 보호를 위해 경찰이 소지한 무기를 회수했고 부상한 시민을 치료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등 시민 인권 보호에 전력을 다했다. 안 경무관은 이로 인해 직위해제된 뒤 군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하고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88년 10월 10일 별세했다.
경찰청은 안 경무관의 인권 존중과 시민 보호 자세가 경찰의 귀감이 된다고 인정하고, 2017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했다. 강성복 전남경찰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인권 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故 안병하 경무관 추모 흉상 제막식
입력 2017-11-22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