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온 선교사 안타까운 투병

입력 2017-11-23 00:00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개혁총연) 목회자들이 지난달 23일 뇌출혈로 쓰러진 딕슨 주드 나이지리아 선교사를 문병해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개혁총연 서남부대회 제공
주드 선교사
경기도 동두천과 서울 이태원 일대 무슬림을 전도해 고향으로 파견하는 ‘역(逆)파송’ 사역을 해온 한 외국인 목회자의 갑작스러운 투병소식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딕슨 주드(44) 선교사는 지난달 23일 뇌출혈로 쓰려져 병원에 입원 중이다. 주드 선교사는 관련 시술을 받았지만 현재 오른쪽 팔다리와 입 등이 마비된 상태다.

문병을 다녀온 이은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개혁총연) 총회장은 21일 “주드 선교사가 다음 달 자신이 개종시켜 나이지리아에 파송한 이들과 현지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러 간다고 말했는데 쓰러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그가 아직 젊고 회복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뇌경색까지 와서 걱정”이라며 교계의 관심을 요청했다.

한국에 들어온 주드 선교사는 소속 교단과 거처, 비자 발급 등이 필요했다. 그래서 지인 소개로 예장 개혁총연 서남부대회 서울남노회 소속으로 등록했다.

이 소식을 접한 서남부대회 목회자 400여명은 최근 추계체육대회에서 소속 개척교회 20곳의 겨울나기를 위해 모은 600만원을 전달했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자신들도 형편이 어렵지만 쓰러진 주드 선교사를 돕자는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주드 선교사는 앞으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발만 구르는 처지다. 몇 개월 밀린 외국인 건강보험료를 납부해 가까스로 건강보험 대상자가 됐다.

전 개혁총연 서남부대회장 모종운 목사는 “주드 선교사는 평소 순교를 각오하고 ‘역파송’ 선교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돈과 명예 욕심이 없는 순수한 하나님의 종”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무슬림들에게 핍박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복음을 전하는 주드 선교사의 열정적인 전도 모습을 보면 130여년 전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하러 온 벽안의 선교사를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주드 선교사는 이슬람 세가 강한 나이지리아에서 복음을 듣고 기독교인이 됐다. 이후 나이지리아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 목사안수를 받았다. 2009년 한국에 파송됐고 나이지리아인 40여명이 출석하는 동두천 솔리드록미션처치에서 시무 중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