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끝장토론… 내분 어정쩡한 봉합
안철수 “소통 부족 불찰
최선은 통합이지만
시기·내용 당내 여론 수렴”
반대파, 安 측 집중 비판
정동영 “사실상 통합 선언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당이 21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논의하는 끝장토론을 벌였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토론에서 ‘선(先) 정책연대, 후(後) 선거연대’라는 결론을 도출해 통합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오던 양측이 일합씩 주고받은 모양새가 됐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만들어 준 소중한 다당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통합 논의로 당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것과, 이번 논의에도 불구하고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의총에서 통합 여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정책연대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선거연대 등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극단으로 향해 가던 양측의 갈등이 일단 봉합 국면을 맞았지만, 앞으로 이 사안을 둘러싼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동철 원내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의총에는 의원 40명 중 36명과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총출동했다. 참석한 의원 대다수가 돌아가면서 의견을 개진했다. 통합 논의를 주도해 온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통합 반대파가 팽팽히 맞섰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수가 근소하게 많았다. 그러나 통합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전 당원 투표제’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 격으로 미리 준비해온 글을 낭독했다. 통합 추진 관련 당내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불찰’이라고 인정하고, 결론적으로 통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재차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은 통합이지만 그 시기와 내용은 당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통합이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앞으로 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재차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자 반발이 적지 않았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안 대표 측의 일방적 통합 추진 과정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정동영 의원은 “안 대표가 한 일련의 거짓말을 인정·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황주홍 의원도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 차후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바람직한 건 차치하고 둘 다 불가능하다”(황주홍 의원) “국민들은 국당과 바당의 통합에 대해 아무 관심 없다. 오히려 정치적 구태로 외면하고 있다”(유성엽 의원) 등 발언이 이어졌다.
이에 반해 통합파 의원들은 통합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는 호남 지역 여론조사를 제시하거나, 전 당원 투표제에 붙이자고 제안하며 강하게 맞섰다. 김관영 사무총장은 ‘논의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전 당원 투표제에 붙여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건희 신재희 기자moderato@kmib.co.kr, 사진=최종학 기자
先 정책연대·後 선거연대 결론… 安-非安 ‘장군멍군’
입력 2017-11-21 18:50 수정 2017-11-21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