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수 용병 헤인즈 “내가 한물갔다고?”

입력 2017-11-22 05:07
2017-2018 시즌 매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리바운드 기록
초반 소속팀 SK 단독 선두 견인


서울 SK 나이츠의 애런 헤인즈(사진)는 한국프로농구(KBL)에서 열 번째 시즌을 맞은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2008년 대체 선수로 한국 코트를 처음 밟았고, 올해로 36세의 적잖은 나이가 됐다.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으로 출장 경기 수가 줄어들어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리그에서 네 차례 나온 트리플더블 중 세 번을 홀로 달성하는 등 만점 활약을 펼치며 완전히 회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헤인즈는 21일 현재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23.13점(5위) 10.3리바운드(6위)를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헤인즈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를 해내며 주포 역할을 해낸 덕분에 소속팀 SK는 13승 3패로 리그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99㎝의 헤인즈는 마른 체격을 가진 포워드다.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라 KBL 데뷔 때와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다. 골밑 수비를 하기에 다소 힘은 부족하지만 기동력이 좋다. 속공에서 탁월한 득점력을 보여줘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한국 농구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헤인즈는 몸 관리가 철저한 데다 기복 없는 경기력을 자랑한다. 10시즌 동안 평균 42경기에 나서 27분 이상을 소화하며 20점 이상을 거뜬히 해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구단에 전하는 선수다.

탁월한 농구센스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공격 옵션까지 갖췄다. 왼손잡이의 이점을 살린 돌파는 물론, 통산 성공률 56.5%의 정확한 중거리 슛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코트 위에서 집중력이 좋아 승부처가 되면 꼭 필요한 득점을 올리는 해결사 기질을 보여준다.

헤인즈는 영리하다. 높은 전술 이해도를 요구하는 한국 특유의 조직적인 농구에도 쉽게 녹아들었다. 올 시즌에는 SK의 핵심인 3-2 드롭존 수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을 거듭할수록 풍부한 경험이 쌓이면서 노련미마저 더해지고 있다. 상대 수비의 성향을 미리 파악한 뒤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도 일품이다.

올 시즌엔 팀플레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주로 본인의 공격으로 경기를 풀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특히 어시스트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어시스트 4.6개를 기록했던 헤인즈는 올 시즌 7.2개로 토종 가드들을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헤인즈가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살리면서 최부경 김민수 변기훈 등 주축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