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황미우 국내 코트에서 뛴다

입력 2017-11-21 20:40

헬스장 사무직으로 일하면서도 농구공을 놓지 않았던 재일교포 황미우(26·사진·리쓰메이칸 대학)가 한국 여자농구에서 뛰게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2017-2018 신입선수 선발회를 열었다. 지난해 박지수(청주 KB스타즈) 같은 대어는 없었지만 6개 구단은 전력 보강을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끈 선수는 재일교포 출신 가드 황미우였다. 국내 무대에서 뛴 경력은 없지만 농구계에서는 슈팅 능력과 근성을 갖춘 선수로 알려져 있었다. 검증되지 않은 그가 1라운드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가진 용인 삼성생명이 황미우의 이름을 부르자 행사장이 술렁였다. 전체 5순위 깜짝 지명에 그도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황미우는 외할아버지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 3세 출신이다. 일본에서 초·중고·대학을 모두 나왔다.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2014년 리쓰메이칸 대학을 졸업한 뒤 헬스장에서 일하며 어렵게 생활했지만 지역 클럽팀에서 뛰면서 농구와 인연을 이어갔다.

일본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사를 운영 중인 정용기씨가 황미우의 재능과 열정을 알아봤고 WKBL 진출을 주선했다. 황미우는 지난 3월부터는 직장도 그만두고 기량 향상에 매진했다.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미우는 “1라운드에 뽑혀 깜짝 놀랐고 정말 기쁘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미우는 WKBL 최초 재일교포 출신 선수다.

이날 KEB하나은행은 최민주(19·숙명여고)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포워드인 최민주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돌파력을 갖춰 구단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인천 신한은행이 2순위로 이은지(20·한림성심대)를, 구리 KDB생명이 3순위로 김지은(18·숙명여고)을 각각 지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