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철(66)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은 고아 출신으로 사회복지 혜택을 받다가 지금은 한국의 사회복지 향상을 고민하는 사람이 됐다. 6·25 전쟁고아로 ‘전쟁고아의 대모’로 불리던 조수옥(마산동교회) 권사가 설립한 인애원에서 자랐고 그곳에서 보육사로 일했다. 현재 인애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경남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다. 또 제 17, 18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을 지내면서 2012년 사회복지공제회를 출범시키고 이사장을 맡았다.
공제회는 한국사회의 복지 수준이 향상되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실천가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공제회는 이를 위해 이들에게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복지실천가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시설조리사, 운전기사 등을 포함하며 2016년 기준으로 85만명이나 된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공제회 사무실에서 조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사회복지실천가는 좋은 일을 하기 때문에 고생도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을 꺼냈다. 또 “사회복지사만 1년에 5만∼7만명이 배출되는데 우리 사회는 이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복지실천가를 시설의 허드렛일을 하는 봉사자로 보지 말고 전문가로 봐 달라”며 “사회복지사 30%는 석사급 이상으로 전문성을 갖췄지만 사명감으로 적은 급료를 받고 일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어떤 이들은 권익을 찾으려면 거리에 나가 시위라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이들은 누가 보살피느냐고요. 이런 생각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사회복지실천가들입니다. 이 사회가 이런 마음만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조 이사장은 사회복지실천가의 처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들의 월급은 전 산업 평균임금 대비 65%가 안 된다”며 “특히 요양보호사 대우가 열악한데 소득이 낮으면 이직률이 높아진다. 그러면 안정적인 복지서비스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사회복지실천가 상해보험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회복지실천가 1인당 1만원씩 일대일 매칭을 통해 상해보험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15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공제회는 사회복지실천가를 위한 금융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한다. 지난해엔 세탁실 주임, 취사원, 조리사 등 묵묵히 일해 온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을 만들었다. 올해도 선정, 28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시상한다.
조 이사장은 “한국 사회복지 70년사에서 정말 빛도 없이 묵묵히 일해 온 이들이 많다. 우리 스스로 칭찬하고 위로하자는 차원으로 만든 상”이라며 “지난해 첫 시상식은 감격의 눈물바다였다”고 말했다.
이번부터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시상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업무협약을 했다. 조 이사장은 “6·25 이후 기독교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15만명의 고아들은 다 죽었을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하고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또 “그런 차원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국민일보와 함께 사회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게 된 점 감사드린다”고 했다.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인터뷰] 조성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 “사회복지실천가 처우, 반드시 개선돼야”
입력 2017-11-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