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SNS 막말’ 파문… 한화, 전격 방출

입력 2017-11-20 21:53 수정 2017-11-20 23:16
사진=뉴시스

충청도·치어리더 외모 비하
文 대통령·전태일 열사도 조롱

한화, 징계 회의 거쳐 엄정 조치

젊은 선수들 잇단 ‘설화’로 눈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인생의 낭비다.”

알렉스 퍼거슨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명언이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덕분에 재조명 되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20일 SNS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원석(28·사진)을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김원석은 최근 한 팬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이게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유출된 대화 내용을 보면 김원석은 소속팀 한화의 지역 연고지인 충청도를 비하하는 표현을 썼으며 치어리더와 팬의 외모에 대해서도 조롱거리로 삼았다. 심지어 전태일 열사와 문재인 대통령을 빈정대는 내용도 있었다. 감독에 대해서도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글에 팬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한화 구단은 이날 오전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김원석을 귀국 조치했다. 이어 내부 징계 위원회를 연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원석의 자유계약 선수 공시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방출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사적 공간인 SNS 대화일지라도 부적절한 대화내용이 유포된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투수로 한화에 입단한 김원석은 방출됐다가 독립구단인 연천 미라클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아 2016년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김원석은 이처럼 인간승리적 스토리로 올해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SNS에서의 실언으로 스스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김원석 외에도 일부 젊은 선수들이 SNS에서 경솔한 발언을 해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9월엔 KIA 타이거즈 이진영(20)이 “아 XX, X같아ㅋㅋ” 등 저속한 욕설을 적어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진영은 “자신이 아닌 지인이 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팬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두산 베어스 최주환(29)은 지난 8월 SNS로 다른 팀 팬에게 감정적·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kt 위즈의 장성우(27)는 아예 SNS로 인해 법적 처벌까지 받았다. 장성우는 2015년 당시 여자친구와 SNS 대화에서 동료 및 코칭스태프는 물론 치어리더 등에 대한 험담을 했다. 이 대화가 유출되면서 해당 치어리더는 장성우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결국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