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되는 미래 ICT 기술 적용 르포
■국토부, 자율협력주행 기술 시연
시속 80㎞로 달리던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의 내비게이션 화면에 300m 전방을 주의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이에 차량은 60㎞로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순간 같은 속도로 앞서가던 검은색 차량이 옆 차선으로 이동했다. 그제야 더 빨리 감속운행 중인 회색 차량이 보였다. 미리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충돌사고가 날 뻔했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운전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시험도로에서 7가지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시연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인프라나 다른 자동차와 통신하면서 스스로 위험 상황을 극복하는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였다.
기존 자율주행은 차에 장착된 카메라나 레이더, 라이다 등 감지기를 기반으로 주변 상황을 인식했다. 그러다보니 먼 거리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인지하지 못했다. 자율협력주행은 감지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 인프라(V2I)나 다른 자동차(V2V)에서 정보를 받아 차량이 스스로 방향전환과 감속을 했다.
이번 시연은 7.7㎞의 도로를 최대 시속 80㎞로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감지기 인식이 어려운 7가지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줬다. 전방에 작업구간이 있거나 후미등이 보이지 않는 전전방 자동차가 급정거하는 경우, 우측 사각지대에서 다른 자동차가 진입하는 경우 등이다. 실시간 동적정보 제공 시스템(LDM), GPS 보정정보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국토부는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자율협력주행 도로 시스템 개발 연구’가 완료되는 2020년 일반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주=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SKT, 강원소방본부에 장비 제공하고 시연
20일 오전 11시 강원도 춘천소방서에 비상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약 800m 떨어진 봉의산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됐다는 신호였다. 소방상황실에서는 "드론을 띄워 상황을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곧이어 좌우 길이 1.2m 크기 드론이 프로펠러 소음을 내며 산 정상으로 날아갔다.
3분 후 드론이 정상에 도착하자 상황실 모니터에는 쓰러져 있는 등산객 모습이 떴다. 상황실에선 "곧바로 구조대원을 보내 후송하라"고 지시했다. 출동하는 구조대원 가슴에는 보디캠(Bodycam)이 달려 있었다. 보디캠은 실시간으로 후송 과정을 찍어 상황실로 보냈다. 마치 움직이는 CCTV가 찍은 듯한 영상이 상황실 다중모니터를 가득 채웠다.
SK텔레콤은 이날 강원소방본부에 보디캠 230대와 관제드론 4대를 1년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는 업무협약을 맺고 기기 성능을 시연했다. 소방본부가 보디캠과 드론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경환 SK텔레콤 사물인터넷(IoT) 전략팀장은 "최근 지진이나 화재, 테러 위험이 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며 "이번 협약은 SK텔레콤이 산불과 산악사고가 잦은 강원도에 ICT 기술을 접목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공된 장비의 가치는 약 5억원이다. 관제드론은 화재 위치나 경로 등을 영상으로 찍어 LTE나 5G망을 통해 상황실로 전송할 수 있다. 방수·방진 기능이 있고 시속 40㎞ 바람이 불어도 비행이 가능하다. 보디캠은 내구력이 좋은 스마트폰인 러기드 폰(Rugged phone)을 개량한 장치다. 무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흥교 강원소방본부장은 "이번 장비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안전 개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르포] 도로 연계 자율차 달리고… 드론이 조난자 정보 보내고…
입력 2017-11-2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