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이다. 최근엔 개나 고양이처럼 곁에 두고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반려동물’을 찾는 이들이 많다. 식물도 반려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70세 이상 독거노인 2000명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한 결과 우울감·외로움 해소, 주변 이웃들과 친밀감 형성,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관리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로부터 반려식물을 받아 기르고 있는 독거노인 중 60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92%가 “반려식물이 우울감 및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또 170명을 대상으로 감정과 에너지 점수를 측정한 결과, 반려식물을 기르기 전과 후에 의미 있는 향상이 일어났다.
서울시 조사에서 도봉구에 사는 79세 김모씨는 혼자 산 지 10년이 넘었는데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집에 식구가 있는 것 같아 든든하다고 대답했다. 동작구의 이모씨(78)는 반려식물에게 손녀의 이름을 붙여주며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반려식물을 보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예치료사가 각 구청 생활관리사와 함께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식물 관리법을 안내하고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등 독거노인 지원 사업과 연계하고 있다. 반려식물 보급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원예치료사 정미애씨는 “처음에는 방문하는 것조차 꺼려하시던 분들이 이제를 저를 기다려 주신다. 또 방문할 때마다 그동안 잘 키웠다고 자랑하시곤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반려식물 보급 사업이 고령화사회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반려식물, 독거노인들의 친구가 됐다
입력 2017-11-2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