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 자녀’ 수 4.49명→2.07명 급감

입력 2017-11-21 05:03

통계청, 생애주기별 특성 분석

인구 유지 최소 수준 못 미쳐
경력단절 우려로 출산 꺼려

갈수록 ‘인구 절벽’ 심화


부부가 평생 출산할 자녀 수가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우려로 출산을 꺼리는 부부가 많아진 탓이다. 정부가 잇달아 출산·육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저출산 추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은 20일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령대에 따른 출산과 아동보육, 청년층, 경력단절 특성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다. 조사 결과 2010∼2015년 혼인한 부부 집단의 기대자녀 수는 2.07명이었다. 기대자녀 수는 현재 자녀에 향후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자녀 수를 합한 수치다. 1950∼54년 혼인부부의 자녀 수 4.4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출산 수준은 부부당 2.1명이다. 결국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출생아 수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50∼54년 혼인부부의 출생아 수는 4.49명이었다. 반면 2010∼2015년 혼인부부의 출생아 수는 1.32명에 불과하다. 아예 자녀 없이 사는 부부 비중도 늘고 있다. 80년에 결혼한 부부의 무자녀 비중은 2.6%였지만 2005년 혼인부부의 무자녀 비중은 9.2%까지 늘었다.

저출산 원인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 사유로 임신·출산과 자녀양육을 꼽는 비중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50년생 기혼여성의 70.6%가 결혼을 경력단절 사유로 꼽았지만 80년생 기혼여성은 41.5%만이 결혼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결혼을 해도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여성이 그만큼 늘었다는 말이다.

반면 80년생 기혼여성 중 46.8%는 임신·출산을 경력단절 원인으로 꼽았다. 자녀양육을 사유로 든 80년생 기혼여성도 9.4%에 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산·양육 문제로 경력단절을 우려한 기혼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피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