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운 한국고전번역원장 “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 절실해요”

입력 2017-11-20 21:41

‘한국고전번역의 종가’ 한국고전번역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신승운(66·사진) 한국고전번역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문번역 인력 양성기간을 단축하고 신진 연구자를 확보하기 위해 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산하기관인 고전번역교육원을 통해 7년 과정의 번역자 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비학위 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신 원장은 “고전번역교육원 과정을 마친 번역자들이 석·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위체제를 갖춰 30대 젊은 번역자들이 고전 번역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연구자가 학위 과정으로 이탈하면서 번역을 시작하는 연령이 평균 40세로 점차 늦어지는 실정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22일 열리는 창립 1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기조강연에서 “번역원의 진로는 우리 문명의 진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수준 높은 번역을 위해 고전번역대학원대학 설립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손효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와 김문경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는 중국과 일본의 고전번역 현황을 각각 소개한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은 1965년 설립된 민족문화추진회이다. 민족문화추진회는 40여년간 118종 1079책의 고전을 번역·정리했다. 2007년 교육부 산하 전문학술기관으로 설립된 한국고전번역원은 118종 1163책을 정리·번역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세계기록유산이 모두 한국고전번역원의 손을 거쳐 번역됐다. 앞으로 번역해야 할 고전은 1만1000여책으로 향후 70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