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 직접 구조한 건 중사 2명… 대대장은 ‘엄호사격 자세’

입력 2017-11-20 18:34
사진=뉴시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지난 13일 귀순한 북한 병사를 남측 안전지역으로 끌고 내려온 군 간부는 JSA 경비대대 소속 중사 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직접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던 대대장은 현장에서 엄호사격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20일 “중사 2명이 직접 귀순병사를 끌고 내려온 뒤 가까이에서 엄호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던 대대장 1명이 중사들을 도와 귀순병사의 팔, 다리를 나눠 잡고 후송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MDL) 남측 50m 지점에 쓰러져 있던 귀순병사를 자유의 집 인근으로 끌고 온 것은 중사 2명이라는 얘기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대장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서 귀순자를 안전지역으로 끌어낸 다음 차량으로 후송했다”면서도 이들 3명의 구체적인 역할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대장이 현장에 있었느냐는 질문엔 “(대대장이) 현장에 없는데 지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자세한 내용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조사결과 발표 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이 쓰러져 있던 지역은 CCTV 사각지대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일부 매체는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 대대장 모습이 찍혀 있지 않았다며 이 대대장이 직접 귀순병사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차 수술을 받은 귀순병사의 배에서 많은 기생충이 발견된 데 주목했다. 신문은 “귀순병사의 장에서 제거된 기생충들은 핵무기 보유국이 되려고 많은 재원을 쓰고 있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 보건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