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빅텐트론’에 박지원 “동네슈퍼 둘 합친다고…”

입력 2017-11-20 05:00
녹색 셔츠를 입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나눔의광장에서 열린 제3회 노원구청장배 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뛰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통합 찬반 기싸움

安, 3당 통합 거론하며 불지펴
朴 “安은 YS가 아니다” 비판
장외 서명운동 등 여론전 치열

내일 ‘끝장토론’이 중대 기로

중도보수통합의 중대 변수인 21일 국민의당 끝장토론을 앞두고, 당내 통합 찬반 진영 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통합 논의 반대 선봉에 있는 호남중진 의원은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골목슈퍼 둘 합친다고 롯데마트가 되나, 이마트가 되나. 우리는 한눈팔지 않고 우리 물건을 팔면서 국민과 함께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최근 덕성여대 강연에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며 이른바 ‘빅텐트론’을 꺼내들었다. 이를 기점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당내 통합 논의가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곧바로 “(안 대표가) 중도보수통합으로 3당 통합까지 거론하며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 길을 가려 한다”며 “그러나 안철수는 YS가 아니고 분열된 바른정당도 더욱 작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며 중도통합 논란은 대리전 양상으로도 비화됐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연대 추진을 두고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버리고 YS의 길을 가려 한다고 안 대표를 비난했다”며 “DJ건 YS건 보수를 끌어안았을 때 대통령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를 성공한 DJ의 길이 아니라 실패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통합 찬반 양 진영의 외부 여론전도 치열하다. ‘국민의당 개혁과 공당사수를 위한 당원연대’는 인터넷을 통해 ‘당대표 안철수 제명 및 징계 신청’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중도 혁신과 통합을 바라는 국민의당 평당원들의 바른국민의당 통합공동연대’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및 퇴출 청원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 기반인 광주에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간 정책·선거연대 추진에 부정적인 여론이 48.9%로 ‘찬성 의견’(37.4%)보다 많았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