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병원장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 우수성, 지속적 연구로 입증시켜”

입력 2017-11-21 05:00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데이터 중심의 동물실험과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통하는 한·양방 통합진료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지하7층 지상15층 연면적 1만4379㎡ 규모의 신축 건물로 이전했다.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건물에서 약 100㎡ 규모 작은 한의원으로 진료를 시작한 지 30여년만의 대변신이다.

자생한방병원은 그간 우리나라의 국가대표급 비(非)수술 척추치료법 중 하나로 한방추나요법을 발전시키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한의학의 우수함을 북미와 유럽, 러시아, 중동 지역 등에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40) 병원장을 지난 15일 새 병원에서 만나 향후 포부를 들어봤다.

-‘한방 척추치료의 중심’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척추치료의 패러다임을 비(非)수술요법 위주로 바꾸는 데 자생한방병원이 큰 역할을 한 덕분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연인원 1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추나요법, 약침요법, 침술, 한약요법 등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왔다. 앞으로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각오다. 자생한방병원이 한의학의 세계화와 과학화를 위한 전초기지가 되도록 하겠다.”

-‘한·양방 한자리 통합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의사와 한의사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진료하며 최고, 최선의 치료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다학제 협동진료(협진)’ 개념이다. 재활의학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한방재활과 전문 한의사와 한자리에서 환자 정보를 공유하며 동시에 치료계획을 수립, 시행하는 체제다. 협진의 핵심은 의료분야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와 다나 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 암센터 등도 전문의 간 경계를 허문 협진 시스템을 도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의료기술 발전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전국 13개 병원에서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자생한방병원 역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X-선, 자기공명영상(MRI) 등 현대 영상의학검사 장비를 이용, 척추질환의 병리적 상태(병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한방치료 처방을 내리려 노력하고 있다.”

-한방진료를 질병치료보다는 보약 개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나.

“한방의료 기관을 보약이나 팔려는 곳쯤으로 인식해 불신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자리 한·양방 통합진료는 환자들의 이런 불신감 및 의학과 한의학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병원은 오래 전부터 ‘과학한방’을 위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2016년 한 해 동안 15편의 논문을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해마다 십수 편의 논문을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공의를 제1저자로 참여시킨 연구논문만도 20편에 이를 정도다.

과학한방입국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이어가려 한다. 부설 자생척추관절연구소에 설치한 ‘실험연구센터’와 ‘임상연구센터’를 기반으로 과학적 데이터 중심의 동물실험과 임상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다.”

-세계화 전략은. 해외시장 개척은 어떻게 하나.

“해외진출 전략을 국가별로 달리할 생각이다. 다시 말해 ‘선진국형 모델’과 ‘중진국형 모델’이 있다. 선진국형 모델이란 현대의학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발행되는 국제 학술지에 우리의 최신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주요 대학병원들과도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형식이다.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의학 강의를 하고 현지법인 형태로 분원을 설립, 자생한방병원 고유의 한방 의료서비스 모델도 수출할 계획이다.

중진국형 모델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의료 인프라가 뒤떨어진 지역에 거점 센터를 구축하고 의료진과 학술 교류를 통해 동작침법 등 우리 고유의 한방 의료서비스 기술을 전수하는 형식이다. 현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와 함께 한방요법도 소개하면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 개선 및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 전략은.

“자생한방병원은 2006년부터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국제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새 병원에서는 외국인 환자 진료 활성화를 위해 아예 한 층을 전부 국제진료센터로 꾸몄다.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 중국어 몽골어 우즈베키스탄어 카자흐스탄어 등 8개국 언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본국에 돌아가서도 자국어 설명서를 보며 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외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진호 병원장은△경희대 대학원 졸 △한의학 박사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전 자생의료재단 의료경영실장 △전 자생척추관절연구소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조교수 △대한한방병원협회 기획이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사진= 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