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면제 임대료 반값에
추가 감면 방안도 검토 중
국가 핵심시설 4만4628곳
위험도 평가·긴급점검
6700여 자원봉사자 찾는 등
이재민 돕기위한 온정 밀물
정부가 포항 지진 피해자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160세대를 보증금 없이 임대료를 50% 감면해 제공키로 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이번 주 중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포항 지진 대책 브리핑을 개최했다. 손병석 국토교통부 차관은 “정부가 확보하고 있던 LH 임대주택 160세대를 이재민 임시 거처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주하게 되는 이재민은 임대보증금인 2800만원을 면제받고 월 임대료(평균 19만원)의 50%인 약 9만5000원을 내게 된다. 정부는 경북도와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임대료를 추가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청소 및 난방, 수도 작업을 완료해 포항시가 우선 입주자를 선정하는 대로 즉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택 사용 가능여부에 대한 정밀 점검과 긴급보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은 “1만7060명이 사흘에 걸쳐 4만4628개소 국가 핵심시설에 대한 위험도 평가와 긴급 점검을 진행했고 피해 신고된 주택 1998건 중 250건을 우선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승강기에 대한 점검도 진행돼 261대 중 54대를 운행중지 조치했다. 수능을 앞두고 14개 고사장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4개교에 문제가 있었지만 추가 붕괴 우려 등 시설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심 차관은 “정밀조사가 막바지 단계여서 마무리되면 곧바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피해 액수가 특별재난지역 기준(9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 5.4 지진 발생 닷새째인 이날에도 경북 포항에는 지진 공포와 추위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한 봉사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1년여 전 규모 5.8 지진을 겪었던 경주에서도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포항을 돕기 위해 찾아왔다.
이날 오전엔 경주시재난안전네트워크 소속 회원 12명이 포항을 찾았다. 당초 200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하고 돌아가려고 했지만 회원들은 아파트가 기우는 등 큰 피해를 본 흥해읍 대성아파트를 보고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대피소에 있던 주민 일부가 돌아와 이사 등을 위해 집안 물건을 옮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 자원봉사자 12명은 오전 내내 대성아파트 주민들의 이사를 도왔다.
네트워크 소속 윤묘덕(43) 경주시재난인명구조대장은 “같은 고통을 겪은 입장에서 동병상련을 느껴 경주를 찾았는데 마침 주민들이 힘들게 짐을 옮기고 있어 돕게 됐다”며 “우리 단체에 중장비 운전 등 복구에 도움 되는 기술을 가진 이들이 많아 포항시의 요청이 있을 시 다시 도우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19일 낮 12시까지 공식적으로만 67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포항을 찾았다. 18일에는 하루에만 2264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렸다. 알리지 않고 다녀가는 사람까지 더하면 자원봉사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성금도 이어지고 있다. 18일까지 다른 지자체와 개인, 기업 등에서 기탁했거나 약정한 금액은 47억원이 넘었고 생수와 라면, 의약품 등 구호품도 15억원어치 이상 들어왔다. 시 관계자는 “성금과 구호품이 끊임없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김유나 기자, 포항=최일영 기자 spri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이재민에 LH임대주택 160가구 제공… 금주 특별재난지역 선포
입력 2017-11-2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