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논술시험 25일 서울 도심서 ‘태극기 집회’ 예고

입력 2017-11-19 18:45

연기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에 따라 주요 대학에서 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치러지는 25일에 서울 도심에서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도 열릴 전망이다. 경찰은 수험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회 장소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한애국당은 16일 홈페이지에 “포항과 인근 대구·경북 지역은 특히 우리 태극동지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라 마음이 무겁다”며 18일로 예정됐던 태극기집회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애국당은 당초 이날 중구 한빛광장에서 1만명 규모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포항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 집회를 일주일 미뤄 오는 25일 종로구 마로니에광장에서 같은 규모로 열겠다고 전했다.

25일은 수능이 치러진 뒤 처음 맞는 주말로 서울 주요 대학의 논술 시험이 예정돼 있다. 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에서는 논술전형이, 고려대에서는 면접전형이 진행된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애국당의 집회가 예정대로 열릴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동에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특히 대한애국당이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마로니에광장은 성균관대와 가까운 곳에 있어 이 대학 논술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소음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대한애국당은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시작할 예정인데, 이때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 등이 논술 시험을 치른다.

경찰은 대한애국당 측에 집회 장소 변경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9일 “성균관대 등 피해를 볼 수 있는 당사자가 직접 집회 주최 측에 요청을 하는 게 맞지만, 경찰도 참고하라는 차원에서 대한애국당에 집회 때문에 수험생이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장소 변경을 고려해 보라고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 11월 14일에도 서울 9개 대학에서 수시모집 논술시험과 8만명이 몰리는 민중총궐기대회가 겹쳐 수험생의 피해가 우려된 바 있다. 그러나 대학이 사전에 수험생들에게 집회 사실을 공지하고 집회 주최 측이 행진 코스 등을 변경해 큰 피해는 없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