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오늘 주총… 노동이사제 놓고 격돌

입력 2017-11-20 05:00

KB금융지주가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위원회 참여 배제를 담은 정관변경안을 놓고 노사가 격돌한다.

KB금융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임시 주총를 열고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의 이사 선임 안건, 노조가 제안한 안건의 표결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윤 회장과 허 내정자 선임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쟁점은 노조에서 낸 안건의 통과 여부다. 우선 대표이사를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배제하는 안건은 통과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KB금융 지분의 9.68%를 보유한 대주주 국민연금이 ‘반대’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KB금융의 주주 가운데 외국인은 70%에 육박한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은 노조 측에 고무적이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노동이사제 도입 안건)을 냈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국민연금은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찬성’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결권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 참석 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통과되기 때문에 많은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KB노협은 “임시 주총는 지배구조 토론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통과되지 않더라도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통과시키기 위한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노조의 경영권 견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찰은 경영진의 노조 설문조사 개입을 수사하고 있고,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발을 접수한 검찰도 고발인 조사 등에 착수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