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계모임한 조폭전담 경찰… 들키고도 특진 추천

입력 2017-11-20 05:03

조직폭력배를 전담 수사하는 경찰 간부가 조폭 두목과 함께 계모임을 해오다 감찰에 적발됐다. 소속 경찰서는 이 같은 제보 사실을 확인하고 징계성 전보 조처를 했으면서도 해당 간부를 특진 대상자로 추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조폭수사팀장 직무를 수행해 온 A경위(55)가 지역 조직폭력배 두목과 계모임을 한다는 제보가 접수돼 지난달 경찰서 차원에서 자체 감찰을 벌였다. 감찰 결과 A경위는 지인들과 만든 계모임에 참석한 모 조직폭력 두목과 함께 어울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A경위가 조폭 두목으로부터 향응이나 금품을 받은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계모임도 지인들의 친목 수준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지만 순천경찰서는 A경위의 처신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4일 경고 조치한 뒤 지역 파출소로 징계성 전보발령 조치했다.

그럼에도 순천경찰서는 이후 A경위를 경감 승진 대상자로 전남지방경찰청에 추천했다. 경찰간부의 황당한 처신에 이은 경찰서의 어이없는 인사정책이었던 셈이다. A경위는 전남지방경찰청 심사에서 조폭과 어울렸던 사실이 확인돼 승진에서는 탈락했다. 한 경찰관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징계성 전보된 경찰을 특진 대상자로 추천한 인사위원회 심사가 공정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