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코스닥, 두 시선… “바이오 과열” vs “육성책에 더 간다”

입력 2017-11-20 05:00



“출렁댈 수도”
셀트리온 그룹 시총〉롯데
제약업종 이미 지표상 과열
“바이오·제약 변동성 커져”

“더 오른다”
지원 정책 중장기 약효 기대
“평창·원 강세 등 호재 많아
他업종으로 온기 번질 것”

코스닥지수의 질주를 놓고 두 가지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선 단기간 폭등하면서 ‘바이오·제약종목 쏠림’에 따른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장주’ 셀트리온을 포함한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은 롯데그룹을 넘어섰다. 바이오·제약 종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전체 지수가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의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지원 정책 효과로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닥시장 전체로 봐도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원화 가치 강세 등에 힘입어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스닥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질 우려는 적다는 것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1일 약 240조원에서 지난 17일 272조원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바이오·제약종목의 증가분이다.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5조7000억여원 늘어 전체의 약 18%를 차지했다.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26조8300억원으로 코스피시장의 삼성생명(27조원)보다 약간 낮고, 네이버(26조5300억원)보다 높다.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은 40조3000억원으로 롯데그룹(28조8000억원)을 제쳤다. 코스닥 3위인 신라젠(6조5100억원)도 코스피 52위인 한미약품(6조2700억원)의 시가총액을 넘었다. 하지만 신라젠은 지난 2분기에 170억원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는 신약 개발 기대감에 기대고 있지만, 올해 초 1만원대에서 지난 17일 9만8000원까지 올라 오름폭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 양상을 고려할 때 바이오·제약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시장과열을 나타내는 ‘신심리도 지표’를 보면 코스닥 제약업종은 69.3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선을 넘었다. 신심리도가 50을 넘으면 과열로 본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지난 15일 경북 포항 지진 때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도 심리적 과열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5분도 안 돼 5% 가까이 떨어졌었다.

다만 정부가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바이오·제약종목에서 차익실현이 나와도 다른 종목으로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게임전시회 지스타 개최에 따른 게임업종 수혜, 사드 보복 완화에 따른 중국 소비주 부각 등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닥 살리기 대작전을 방불케 하는 정책 노력을 고려할 때 중장기 낙관론은 여전하다”며 “개별 종목보다 상장지수펀드(ETF)가, 바이오·제약보다는 정보기술(IT) 종목 등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