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방 폐교 시민공간 활용 큰 호응

입력 2017-11-19 19:25
서울시가 지방 폐교를 가족캠핑장으로 탈바꿈하는 도농상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시가 강원도 철원의 유곡분교 부지를 개조해 만든 철원 ‘평화마을 캠핑장’의 모습이다. 서울시 제공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전국 곳곳의 폐교가 가족들을 위한 캠핑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서울시는 폐교와 학교 이전부지 등을 시민 공간으로 돌려주는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3월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황평분교를 자연체험을 위한 캠핑장으로 개조해 문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봉화 서울캠핑장’(가칭)은 솔숲으로 둘러싸여있고 앞에는 황평천이 흐르는 등 자연 체험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지역 캠핑장 개조 사업은 이번이 7번째다. 앞서 2013년 강원 횡성 지역 월현분교는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으로 문을 열었고 2014년에는 경기 포천의 사정분교가, 2015년에는 충북 제천 송한분교가 각각 ‘포천 자연마을 캠핑장’과 ‘제천 하늘뜨레 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밖에도 강원 철원 ‘평화마을 캠핑장’이 지난해 문을 연 데 이어 올해 전남 함평 ‘나비마을 캠핑장’, 충남 서천 ‘금빛노을 캠핑장’이 폐교에서 캠핑 공간으로 변신했다.

서울시가 지자체와 손잡고 상생에 나선 것은 도심 속 자연 휴식 공간은 부족한 데 반해 지역에는 방치되고 있는 폐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낮아지며 아동인구가 감소하는데다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폐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방치됐던 폐교를 활용해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과 체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캠핑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캠핑장으로 공간만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관광자원과의 연계에도 나서고 있다. 개설된 서울캠핑장 블로그에는 인근 관광 및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해 캠핑 뿐 아니라 다양한 자연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폐교 교실에서는 북카페나 전통놀이체험, 탁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캠핑장 이용 요금은 4인 가족 1박 기준 2만5300원이다. 텐트와 테이블, 화덕 등 야영에 필요한 물품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저렴한 이용요금에 자연 경관이 좋은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강원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의 경우 개장 이래 여름방학과 주말 내내 예약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 지역에 위치한 학교 이전부지도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금천구 한울중학교 부지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드는 평생학습센터 ‘모두의 학교’를 열기도 했다. 리모델링 공사까지 시민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직접 만드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