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트럼프 대통령 윈에만 관심… 美정부와 말 안 통해 실망”

입력 2017-11-20 05:00

추미애(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4박6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추 대표는 방미 성과에 대해 “서로 만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방미 기간 내내 한·미 FTA 폐기론, 트럼프 대통령 비판, 한·미 정상회담 뒷얘기 공개 등 예상치 못했던 발언들을 쏟아냈다. “정당 대표로서 할 만한 얘기를 했다”는 긍정 평가도 나왔지만, 야당은 “좌충우돌”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너무 강한 발언”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추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집권 여당 대표로서 북한 선수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꼭 참가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 정당대회에 참석하는 추 대표는 “(세계 정당대회에서) 북한 대표단과 만나면 평창올림픽 참석을 희망한다고 알리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태도도 비판했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에는 “(미국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폐기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 금융·경제인 간담회에서는 “윈윈(win-win)을 강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윈(win)에만 관심이 있다”며 “(트럼프 정부와) 말이 안 통해서 굉장히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FTA) 룰이 잘못된 게 아니다”라며 “유럽 사람들은 (한국에) 와서 잘 파는데 미국이 못 파는 건 미국 기업 문제지 한국 정부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추 대표의 방미외교가 ‘좌충우돌 하이킥’이라며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미 양국 현안에 대해서는 정제되지 않은 자기주장을 하는 자체가 국익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한·미가 FTA 협상을 진행 중인데, 여당 대표가 미국에서 강한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추 대표는 오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는 중국을 찾아 세계 정당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후 12월에는 러시아, 내년 초에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