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쑹타오 부장이 17일 시진핑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장관급 인사의 방북은 2015년 10월 류윈산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 이후 처음이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시 주석이 소극적 침묵에서 벗어나 북·미 중재 외교에 나선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움직임’이라고 할 만큼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 면담 여부다. 관례에 따르면 귀국 전날인 19일 만날 확률이 높다. 성사된다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북·중 최고지도자의 간접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정상회담에서 주고받은 ‘시진핑-트럼프’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김정은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다. 결과에 따라선 다음주로 예정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미국의 대북 정책과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쑹 부장은 대화로의 복귀 외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김정은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에 대한 미국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고집하지 말 것을 주문해야 한다.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추가 도발 땐 대북 송유관을 잠글 수 있다는 압박도 잊지 말길 바란다. 이번 방북이 미국에 대한 성의 표시와 보여주기식 카드가 돼서는 안 된다.
북한은 정세 변화를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압박 대오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영영 고립될 것이다. 추가 도발은 국제사회의 추가 행동을 부르는 자충수다. 쑹 부장의 방북이 생존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정은에게 남은 선택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설] 대화 테이블로 김정은 이끄는 中의 행동 기대한다
입력 2017-11-17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