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허리 통증”… 외부 병원서 MRI 촬영

입력 2017-11-17 05:04

재판을 보이콧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외부 병원을 찾았다. 지난달 16일 변호인단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후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에 나선 건 처음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같은 날 심장 통증을 호소해 오전에 예정됐던 재판이 오후로 연기됐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쯤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는 등 건강 검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최씨도 심장 통증과 가슴 압박을 이유로 “오전 재판에 나오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오후 2시 열린 재판에 나온 최씨는 자신의 구속 기간 연장 여부를 심문하는 자리에서 “독방에서 1년을 보냈는데, 이게 사회주의랑 다른 게 뭔가 싶다”며 “재판도 받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재 변호사는 “구속 기간을 연장할 경우 유엔 인권이사회에 인권 침해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추후 최씨의 구속 연장 여부를 결정해 통보하기로 했다.

국정농단 핵심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건강 문제를 거론해 왔다. 특히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에 이르면 호소는 더 간곡해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15일 자신의 보석을 위한 심문기일에서 “허리가 아프다”며 “구치소에서 아침식사 후 식기를 설거지하기가 힘들어 밥을 굶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안 전 수석과 최씨 모두 2차 구속 기한이 19일 만료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