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땐 일주일 뒤 규모 4.5 강진
예측 힘들지만 안전 장담 어려워
“진앙지와 거리, 내진 설계 등 고려
인근에 안전한 수능 고사장 정해야”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졌지만 연기된 수능일에도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포항의 수험생들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여진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포항 지역 수험생용 고사장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9·12 경주 지진 때도 본진 발생 일주일 뒤 비교적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만을 봤을 때 경주 지진 당일에는 총 51회, 이튿날에는 46회의 여진이 있었지만, 3일째부터는 여진 횟수가 한 자리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가 경주 본진 발생 일주일이 지난 19일 오후 8시33분 본진 진앙지에서 3㎞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다. 당시 경주를 비롯해 인근 지역인 대구 등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들이 긴급 대피했다. 서울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경주 사례를 봤을 때 이번에 일주일 연기된 수능 역시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이번 포항 지진 발생 일주일 뒤인 오는 23일쯤 강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봐도 본진이 발생한 뒤 1∼2일 여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다가 횟수와 강도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며 “그러다가 본진 발생 7∼10일 뒤 본진 강도보다 1 정도 낮은 여진이 발생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관도 “지진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경주 지진의 경우 규모 3점대 여진이 올 3월까지도 발생했고,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4∼5개월 여진이 발생한다”며 여진이 앞으로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진수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여진 가능성이 있으니 진앙지와의 거리, 건물의 내진 설계 등을 고려해 포항 인근의 안전한 곳을 수능 고사장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포항 수험생들이 여진 가능성이 낮은 인근 지역으로 가서 수능을 보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글=윤성민 이재연 기자 woody@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포항 23일 강한 여진 가능성… 고사장 변경 방침
입력 2017-11-1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