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선별·포장·운송… 스마트 물류 亞 1위 꿈 익는다

입력 2017-11-16 20:34
중국 상하이 CJ로킨 본사에 문을 연 TES 이노베이션센터에서 16일 선보인 물류 자동화 시스템. 주문된 물품이 자동으로 포장대로 옮겨지면 로봇이 물건 크기에 맞는 박스를 골라 포장한다(왼쪽). 포장된 물품은 컨베이어벨트에서 배송지역별로 분류된다(오른쪽). CJ대한통운 제공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물류창고에서 해당 물품이 보관된 곳으로 피킹로봇이 이동한다. 피킹로봇은 20개 정도의 상자가 담긴 선반을 싣고 주문된 물품을 찾아다닌다. 물류창고 직원은 피킹로봇을 따라가 선반의 소형 패널에 나타난 숫자만큼 물품을 상자에 담기만 하면 된다. 이어 로봇이 물품을 자동으로 포장대로 운송하면 포장로봇이 물건 크기에 맞게 박스를 선별해 포장을 끝낸다. 이후 컨베이어벨트가 배송할 지역에 따라 자동으로 물품을 분류해 차량에 싣는다. 하루 4만개의 물품 배송작업을 끝내는 데 450명이 필요하던 작업을 로봇 80대와 100여명의 인원이 처리할 수 있다.

물류창고를 떠난 차량은 실시간으로 위치가 검색돼 고객에게 전달된다. 운송차량이 노선을 이탈하거나 교통이 정체돼 배송이 지연되는 상황도 모두 점검된다. 연중 배송량 추이와 배송 지역별 비중 등 빅데이터 분석 자료가 제공돼 기업 전략을 세우는 자료로 활용된다.

CJ대한통운이 중국 시장에 본격 도입하기로 한 첨단 물류 자동화 시스템의 개요다. CJ는 TES(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시스템·솔루션)라는 개념의 첨단 물류시스템을 경기도 군포복합물류터미널에 지난해 적용했고, 이제 중국 시장에도 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16일 중국 상하이 CJ로킨 본사에서 TES 이노베이션센터 개관식을 갖고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국내 물류기업이 해외에 첨단 R&D 센터를 설립한 건 처음이다. TES 센터는 CJ의 스마트 물류 역량을 고객과 유관기관에 홍보하고, 중국형 분류·패킹·관제시스템 구축 및 전문 운용 인력을 육성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특히 TES 센터 개관은 사드(THAAD) 문제 합의 이후 복원 중인 한·중 관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진작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개관식에서 “CJ물류의 우수한 첨단 TES 역량을 중국에 이전하고,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영비전에 따라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가속화해 아시아 1등과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의 중국시장 매출이 올해 1조원을 돌파했으며, 향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2020년까지 3조5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TES 센터는 연면적 480㎡(약 145평)에 2층 규모로 CJ가 직접 기술을 개발해 검증을 마친 각종 물류 신기술이 적용됐다. 물품 보충 및 출고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상품분배시스템(MPS)과 이동형 운송로봇, 포장로봇이 적용됐다.

CJ로킨은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으로 1985년 설립됐다. BASF, 로레알,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물류를 맡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 48개 직영터미널과 22개 물류센터를 갖추고 1500여개 도시에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물류시장 규모는 2000억 위안(34조원)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으며, 2025년 1조 위안(16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상하이=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