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월드컵 본선 진출팀 확정
2년여 걸친 지역예선·PO 마무리
페루, 뉴질랜드 꺾고 마지막 티켓
아이슬란드 사상 처음 본선 무대
伊·네덜란드·美 ‘이변의 희생양’
내달 1일 조 추첨… 한국, 4포트
러·페루·세네갈과 만나면 최상
‘전 세계 축구 최강국을 가려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페루가 마지막 주자로 합류하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설 32개국이 모두 정해졌다. 월드컵 조 추첨의 최대 변수가 될 포트별 국가까지 확정됨에 따라 지구촌 최대 축구축제의 분위기는 본격적으로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탈락이 최대 이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2년여 걸친 지역별 예선, 대륙간 플레이오프 등을 통해 결정됐다.
페루는 16일(한국시간) 리마 이스타디오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뉴질랜드를 2대 0으로 꺾고 마지막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남미 지역 예선 5위를 차지한 페루는 천신만고 끝에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다.
아이슬란드와 파나마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유럽 지역 예선을 치른 아이슬란드는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터키 등 강호들과 같은 조에 속했지만 7승1무2패(승점 22)로 1위에 올라 축구사의 한 획을 그었다. 파나마는 북중미 지역 예선에서 온두라스와 함께 3승4무3패(승점 13)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3위로 본선행 턱걸이를 했다.
반면 거짓말처럼 고개를 숙인 팀도 있었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유럽 지역 예선에서 같은 조의 스페인에 1위를 내주고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스웨덴에 패하며 1958년 스웨덴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예선 조 3위를 기록해 플레이오프도 치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북중미 최강으로 여겨지던 미국도 지역 예선에서 6개 팀 중 5위(3승3무4패)로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러시아월드컵과 작별인사를 했다. 칠레는 마지막까지 혼전이 펼쳐진 남미 예선에서 6위로 추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우승 후보들 누가 있나
디펜딩 챔피언 ‘전차군단’ 독일은 여전히 강력하다. FIFA 랭킹 1위인 독일은 유럽 지역 예선에서 10전 전승으로 본선행을 확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은 총 43골을 몰아치는 동안 상대에게 4골만 내줬다. 1패도 하지 않고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은 전 대륙을 통틀어 독일뿐이다.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위에 그친 브라질은 최고 스타로 거듭난 네이마르를 주축으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브라질은 남미 예선에서 12승5무1패(승점 41)의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주최국 러시아 외에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은 세대교체에 성공하고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구성, 4년전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의 수모를 벗어던질 채비를 갖췄다.
아트사커의 프랑스 역시 앙투안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 등 젊고 유능한 테크니션들이 많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세계최고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도 32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 모를 메시의 간절함이 조국 아르헨티나에 우승컵을 안길지 주목된다.
독일(브라질) 스페인과 한 조면 최악
FIFA는 지난달 FIFA 랭킹 순으로 포트를 배정했다. 한국(62위)은 32개국 중 최하위권이어서 4포트에 배정됐다. 순위로 보나 지역예선 내용으로 보나 우리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국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한국이 1포트에서 개최국 러시아, 2포트는 상대하기가 유럽보다 수월한 남미국가 중 플레이오프를 거친 페루, 3포트에서 세네갈 혹은 코스타리카 등과 한 조에 묶이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법하다. 1포트에서 공격루트가 단조로운 폴란드도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그나마 수월한 상대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유럽국가에 약한 편이어서 유럽 2개국이 묶이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 2포트에서 독일과 스페인, 3포트에서 슈퍼스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이집트가 한데 묶이면 죽음의 조가 된다.
브라질, 잉글랜드, 덴마크(혹은 스웨덴) 조에 포함돼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스페인이 속한 조는 최악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본선 조 추첨은 다음 달 1일 러시아 크렘린 궁에서 열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울고 웃고… ‘러시아행 열차’ 32개국 탑승
입력 2017-11-17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