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환 안전판 한층 견고히 한 한·캐나다 통화스와프

입력 2017-11-16 18:04 수정 2017-11-16 21:31
한국과 캐나다가 16일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격 체결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 시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으로 개인으로 따지면 마이너스 통장과 같다. 양국의 통화스와프는 만기와 한도를 사전에 정하지 않은 파격적인 조건의 ‘상설계약’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캐나다가 미국,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일본 5개 주요 기축 통화국 이외 이런 수준의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국가신인도가 개선됐다는 뜻이다.

20년 전 이맘때인 1997년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우리로서는 이번 계약이 남다른 감회가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부족해 외환위기의 혹독함을 경험했던 한국경제가 사실상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 당당히 협약을 성사시킬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우리의 달러보유액은 3844억 달러로 세계 9위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순대외채권국이 됐다. 양국의 계약 체결로 대한민국의 외환 안전판은 한층 더 견고해졌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모두 “강력한 외환 부문 안전판을 확보했다는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양국의 경제 및 금융 협력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는 것은 물론 ‘캐나다 네트워크’를 통한 예상 밖의 부가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등 통화스와프의 부작용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원화강세는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산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잘 살펴야겠다. 현재의 외환여건이 양호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외환상황은 물이 끓는 것에 비유된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한다. 언제 끓어 넘칠지 알 수 없다. 우리처럼 안보 리스크가 큰 경우 특히 미세한 변화에도 순식간에 비등점을 넘긴다는 사실에 유념해 외환관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