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에 전해진 ‘두 경제단체장의 고언’

입력 2017-11-17 05:05
박용만(사진 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장
■ “백지 상태서 경제 대안을”
박용만 상의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긴 하지만 갈 길이 멀다”며 “백지 상태에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부총리에게 혁신과 성장을 위한 50여명의 기업인과 전문가 의견이 담긴 제언집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의는 “경제단체가 기존의 소원수리형 건의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균형 잡힌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제언집은 경기 하방 리스크, 산업의 미래, 고용노동 부문 선진화, 기업의 사회 공공성 강화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다수 정책이 늙은 기업의 연명을 돕도록 설계돼 있다”고 꼬집었다. 잠재력이 높은 새로운 기업이 성장 궤도에 들어가도록 정책 구조를 바꾸고 재도전 가능한 사회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역대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참여정부) 동반성장(이명박정부) 경제민주화(박근혜정부) 등 양극화 해소 정책을 폈지만 중소기업 지원 자체에만 국한된 채 역량 강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환경 변화와 관련해선 “저임금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현 상태 유지에 급급하고 있다”며 “기업이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런 구시대적인 노동시장 관행을 걷어내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中企영토 세계로 확장을”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장


김영주 신임 한국무역협회장은 16일 “중소기업의 수출 활로를 개척해 경제영토를 세계로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협회 임시총회에서 제29대 회장으로 선출된 후 “중소기업이 선진국과 비교하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넥스트 차이나 정책을 모색하겠다”며 “회원사의 수출 지역이 인도 베트남 아세안 등으로 다변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혁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어떤 작은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 자는 결국 한꺼번에 모두를 바꿔야 할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주문했다.

아울러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올해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체질 개선이나 경쟁력 향상보다 세계 무역 흐름을 타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무역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신보호주의 흐름과 관련해선 각별한 관심을 갖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호혜구조임에도 양국 간 현안이 돼 재협상 과정에 있다”며 “점증하고 있는 각국과의 통상마찰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