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 전병헌 사퇴… 靑 고위직 두 번째 낙마

입력 2017-11-16 18:08 수정 2017-11-16 21:22

전병헌(사진)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두 번째 수석비서관급 고위직의 불명예 퇴진이다.

전 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최선의 노력으로 대통령님을 보좌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돼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국민의 염원으로 너무나 어렵게 세워진 정부,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는 대통령께 제가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국민께서 문재인정부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혐의에 대한 억울함도 내비쳤다. 전 수석은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기자회견에 앞서 20초가량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회견문을 읽기 시작했다. 1분30여초간 회견문을 읽은 뒤에는 질문을 받지 않고 돌아섰다.

검찰은 이르면 내주 초반 소환조사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소환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수석 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공정한 수사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것”(자유한국당),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하라”(국민의당) 등의 논평을 내놓았다.

강준구 황인호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