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사는 30대 유모씨는 최근 출신된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쩍 관심이 증가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금연에 도전했지만 쉽지 않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려는 것이다.
#서울에 사는 30대 박모씨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되자 유해성이 덜하다는 홍보에 끌려 갈아탔다. 하지만 기기의 잦은 고장, 충전의 불편함 등으로 현재는 궐련형 담배를 같이 가지고 다니고 있다.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잇달아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금연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 사례처럼 냄새가 없어서, 기존 궐련형에 비해 유해성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구매자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많은 흡연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법규정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들 제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 이벤트로 전자담배 기기 값을 할인한 것은 이러한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데 집중할 뿐 금연정책을 세우는 데는 손을 놓고 있다. 유해성 논란도 아직 진행 중인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경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반면 담배제조사는 이 공백을 틈타 새로운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연구를 통해 일반담배 보다 덜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2016년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0.7%로 2015년 39.4%에 비해 늘었다. 여성 흡연율은 더 심각한데 2015년 5.5%에서 2016년 6.4%로 1%p가까이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에서 성인 남성 흡연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비가격정책이 함께 시행됐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고그림 도입의 경우 가격인상 2년 후인 2016년 12월 시행됐고, 담배광고 금지는 큰 진척사항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성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담배를 국민건강의 해악으로 생각하는 보건복지부와 달리 산업으로 생각하는 부처들이 가격인상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비가격 금연정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담배판매의 촉진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해 오는 12월26일까지 입법예고한다. 개정안에는 전자담배 전자기기 할인, 쿠폰제공 등과 같은 담배판매를 목적으로 한 유사 금품제공, 담배 유사제품을 정식 담배처럼 광고, 담배이용정보 인터넷 게시 등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담배 판매량이 17.1억갑으로 지난해에 비해 줄어 흡연율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담배판매 촉진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법안을 입법예고해 내년 4월경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금연정책이 반영된다면 흡연율을 낮추는데 도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고그림의 경우 내년 6월까지 바꾸도록 하고 있어 새로운 경고그림 도입에 따른 금연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
전자담배 유혹에 빠졌나… 세금 더 걷는데 집착하는 정부
입력 2017-11-1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