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학부모 혼란 속 “잘한 결정”

입력 2017-11-15 21:47 수정 2017-11-15 23:42

교육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했다. 대체로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수험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불가피성은 대체로 인정했다. 여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시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진 직격탄을 맞은 포항 지역 수험생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수능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들 지진 때문에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험 도중 여진이 느껴질 경우 걱정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게 뻔하다”며 “교육부 결정은 잘한 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맘카페에도 수험생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이 “조금 전까지 여진이 있었는데, 수능 시험을 치다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포항 지역 학생들이 불안해서 시험을 제대로 치르겠느냐”고 했다.

반면 충북 청주의 윤모(17)양은 “내일을 위해 몸의 리듬을 다 맞춰놨는데 답답하다”며 “주변에 내일 수능을 예상하고 문제집을 다 버린 친구들도 많고, 주말 논술시험이 있는 대학도 있는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카투사에 복무 중인 조모(22)씨는 “전공을 바꾸기 위해 군대에서 수능 준비를 다시 했다”며 “이번에 수능을 치르기 위해 휴가까지 냈는데 황당하고 무척 허탈하다”고 말했다. 춘천의 수험생 강모양도 “독서실에 공부하다 발표 내용을 들었다”며 “분노한 학생들 사이에서 욕설도 오가는 등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일부 수험생은 공부를 끝낸 수험서와 교재를 학교나 학원에 버렸다가 되찾으러 가기도 했다. 입시학원들은 수능 대비 강의를 추가로 준비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일주일간 평소 공부했던 대로 생활패턴을 유지하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시 수능 일주일 전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머릿속에 새로운 것을 넣기보다 그간 공부한 것을 정리하는 게 낫다”며 “학생들은 공부가 손에 안 잡힐 수 있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심약한 수험생들은 떨리는 기간이 일주일 더 가니까 공부가 손에 안 잡히겠지만 당장 일주일 공부 계획표를 짜서 실전연습 위주로 실천해 나가면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허경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