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생수, 교역중단 7년 만에 국내 들어온다

입력 2017-11-15 18:32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 뉴시스

정부가 2010년 5·24 조치 시행 후 7년 만에 북한산 생수 국내 반입을 허용했다. 통일부는 500㎖ 페트병에 담긴 ‘금강산샘물’ 4만6000병과 ‘강서약수’ 20병을 국내로 들여오겠다는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단통협)의 신청을 최근 승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생수는 조선족 사업가가 북한에서 구입해 단통협 측에 무상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통협은 음력 개천절인 오는 20일 기념행사를 열어 북한산 생수를 제수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생수는 병당 170원 정도로 총 800여만원어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수는 중국을 거쳐 인천항에 도착했으며 현재 수질검사 등 통관 절차가 진행 중이다.

5·24 조치로 남북 교류가 전면 중단된 뒤에도 학술 목적으로 북한 서적 등이 반입된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북한산 생수가 들어온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5·24 조치를 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생수 반입이 순수한 종교적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승인조치를 내렸다”며 “민간 교류협력 차원에서 취해진 것으로 5·24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5·24 조치는 2010년 3월 이명박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내린 대북 독자 제재 조치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을 전면 중단하고 대북 신규 투자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5·24 조치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조치여서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우회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정부도 5·24 조치 시행 5년 만인 2015년 4월 15t 규모의 대북 비료 지원을 승인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