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태극전사 자신감 회복… ‘손’ 의존증은 글쎄!

입력 2017-11-16 05:05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이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한국은 11월 국내 평가전 2연전에서 1승 1무를 거두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특히 투혼과 자신감 회복이라는 소득을 올렸다. 뉴시스

신태용호, 국내 2차례 평가전 결과

손흥민-이근호 투톱 조합 경기력 돋보여
미흡한 세트피스 공격·수비는 보완 절실


‘신태용호’가 11월 국내 평가전 2연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 10일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2대 1로 꺾었고, 14일엔 유럽 복병 세르비아와 1대 1로 비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좋았다.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이 투혼과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르며 만신창이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긴 신태용호는 지난 10월 치른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러시아전 2대 4 패·모로코전 1대 3 패)에서 7골이나 내주며 참패했다.

전례없는 위기감에 대한축구협회,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모두 똘똘 뭉쳤다. 축구협회는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대표팀을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 출신의 코치들을 영입했다. 신 감독은 4-4-2 시스템을 가동하고, 손흥민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옮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인 코치들은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철저하게 분석하며 맞춤형 전술 수립에 힘을 보탰다. 독기를 품은 선수들은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며 경기를 지배했다.

평가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손흥민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에선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손흥민은 평가전에서 투톱의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드디어 진가를 드러냈다.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데 이어 세르비아전에서도 유효슈팅을 7개나 날리며 맹활약했다. 또 손흥민의 골 결정력을 도울 투톱 파트너로 발이 빠른 이근호가 적격이란 점이 두 차례 평가전에서 확인됐다.

신태용호는 이번에 유럽 원정 참패의 충격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다만, 두 차례의 평가전 승리에 지나치게 도취되면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아무래도 우리 측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홈 평가전이다. 14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넣은 유일한 득점인 페널티킥을 얻은 상황도 홈어드밴티지 성격이 없지 않았다. 우리 팀은 부진 탈출을 위해 사생결단으로 나섰고 상대는 엔트리 테스트 성격으로 삼는 등 평가전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기 때문에 승리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 러시아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4-4-2 시스템에서의 수비 실책, 지나친 손흥민 의존증, 미흡한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 등 약점들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