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사진) 대통령은 14일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일단 대화에 들어간다면 (상응 조치에 대한)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 시내 젠 호텔에서 열린 수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핵 폐기에 대한 보상조치’에 대해 “일단 핵을 동결시키고 완전한 폐기로 나아가는 식의 협의가 되면 그에 상응해 우리와 미국, 국제사회가 북한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것인지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언급은 북한 핵의 동결과 폐기 등 단계별로 북한에 보상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미국 등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다만 보상조치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그런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우선 대화 여건이 조성돼야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북한을 대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을 제재하고 압박하는 강도를 높여나가는 것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된 상황에 비춰보면 이른 시일 내 단숨에 북핵의 완전한 폐기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비관도 낙관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전례를 보면 북한은 늘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하고 (입장을) 표명한다”면서 “남녀 혼성 피겨(피겨페어)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획득하긴 했지만 실제 참가 여부는 더 임박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협력하고 있고 IOC 측에서 주도적으로 북한의 참가를 권유한다”면서 “우리 노력도 대회가 임박했을 때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참가하게 된다면 평창올림픽은 단순한 올림픽 차원을 넘어 남북,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마닐라=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 대통령, “북핵동결 보상은 우물가서 숭늉 찾는 격… 일단 대화에 들어간다면 모든 방안 협의”
입력 2017-11-14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