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땔감이 필요하겠지요…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14일 충북 충주시 금가면사무소에 따르면 ‘얼굴 없는 독지가’가 지난 9월과 10월 짧은 글과 함께 수표가 들어 있는 편지(사진)를 면사무소에 보냈다.
익명의 이 독지가는 2004년부터 해마다 편지와 함께 수표를 보내왔다. 2015년에는 800만원 수표를 보냈는데 지난해에는 편지가 없었다. 지역주민들은 편지가 오지 않자 독지가에게 변고가 생긴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하지만 올해 지난해의 공백을 깨고 예전처럼 두 차례에 걸쳐 편지와 함께 각각 50만원과 100만원 수표가 든 편지가 배달됐다. 그는 이번에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편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주소를 사용한 우편을 통해 보내졌다. 금가면에서는 독지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편지 봉투에 적힌 주소를 확인했지만 이 독지가의 거주지는 아니었다.
석미경(52) 금가면장은 “매년 기부금을 전해주시던 독지가가 지난해 소식이 없어 변고가 생긴 줄 알고 주민들이 걱정을 했다”며 “지역을 생각하는 독지가의 마음이 나눔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홍진우(48) 금가면 부면장도 “면사무소 직원들은 무명의 독지가를 가리켜 금가면의 ‘얼굴 없는 천사’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가면은 독지가의 뜻에 따라 기부금으로 연탄 등 난방물품을 구입해 어려운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도울 계획이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땔감 필요하겠지요 불편하게 해서 죄송”… 충주 무명의 독지가 한해 걸러 편지 보내왔다
입력 2017-11-14 21:17